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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앓이
    카테고리 없음 2020. 9. 21. 08:29

    가을 앓이 / 박남숙

    어느새 가을이 바람에 묻어와
    가로등 밑에 새우잠을 자고 있습니다

    노을도 강으로 소풍 가듯이
    붉은 등 두 손 가득 들고
    강물에 띄우며 소원을 불어 넣어 봅니다

    모두가 미소짓는 그런 날
    함께 손잡고 단풍처럼 물들어가는
    축제의 꽃이 피는 날
    그런 날이 오길 기다려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심하지 않고
    함박웃음으로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일상이 그리운 계절
    그대의 웃음이 왠지 보고 싶은 날입니다

    사람의 온기 사랑의 향기를 아는
    그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코발트 물감을 하늘에 풀어 놓습니다.


    붉게 타는 가을
    사월/김정래

    바람이 불어온다
    파란 석류 빛에 익어가는 바람 곁을
    빛바래 가는 바람이
    조석으로 창을 두드린다

    나지막한 소리로
    산허리를 끌어안던 산바람도
    조금씩 수분을 잃어가는 수풀의 신음으로
    콩가루 묻은 햇볕에
    목쉰 풀벌레의 간헐적 울음이
    갈색의 하모니로 소리를 낸다

    아궁이에 옅은 어둠이 다 타갈 즘
    오동나무 밑 닭장에
    달구 새끼 울대 높인 새벽이 왔다

    코스모스는 하얗게 피어
    갈색의 바람을 탄다
    모든 이들 동공 한가득 담겨
    가슴에 피어나는 개망초도 바람을 탄다

    반쪽 낮달이 서 있는 저 골을 지나
    뜨겁게 저녁노을이 불을 사른다
    데워진 바람에 단풍도 타고 가을이 타고
    하얀 코스모스와 가슴에 피인 개망초꽃에
    내 마음도 타고 있다.


    가을 에세이 / 박남숙

    아침 햇살이 풀어 놓은 살결은
    비단결같이 맑고 푸르다

    열정의 여름이 오롯이 떠나가고
    손끝으로 스며온 가을은
    사랑스러운 그대같이 눈부시다

    때때로 바람이 가슴을 흔들어도
    국화향길 뿌려오는 듯 달곰하다

    나붓하게 퍼져오는 꽃길이 있어
    고추잠자리 되어
    그대의 심장을 갈댓잎으로 터치해본다.

    황금빛 들녘 이삭

    이 계절
    사랑 풍요로우면서
    그리움이 낙엽 되어 떠나는 시간



    #시조

    낙엽 / 박종태

    떨어진 낙엽들의 허무한 날개짓에
    그 끝을 알 수 없는 고독만 쌓여간다
    힘없이 날아 다녀도 나무만 바라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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