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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안의 잔재 / 김재덕
    카테고리 없음 2020. 11. 13. 15:42


    내 안의 잔재 / 김재덕

    생의 존재감 느끼는 들녘 그 풍경을 가로챈 상념 속에서도 가을은 무심히 흘러만 갑니다

    싱그럽던 풀 냄새도 멋스러운 단풍도 겨울 문턱에선 속수무책인 듯 마지막 몸부림칩니다

    왔다가 가는 것에 익숙한 자연에 구애받지 않는 섭리의 세상을 향하여 내 안의 불응을 꺼내 봅니다

    욕심 없이 흐르듯 살아왔던가 밟힌 낙엽의 신음을 헤아려본 적 있던가 그랬다. 필부도 장부도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흘러만 갈 것을.. 붕어빵 희생도 모르면서 덜렁 삼켜버렸듯 의미가 있어야 할 삶을 빗겨버린 나를 되돌리고 싶은 청춘 야위어만 갑니다

    그렇게 안일하게 살았던 거야

    올곧게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아니, 그 正道마저도 휘어지고 꺾이게 했고 튕길 탄력까지 멈칫하게 했습니다

    그게 인생의 정답은 아니라고 가슴이 울부짖고 침묵의 입술은 떨렸건만 상처를 덧나게 해버리는 인연들..

    아직은 제어할 수 있다는 자긍심에 엷은 미소라도 머무를 수 있게 단풍잎에 새겨 갈색으로 남기렵니다.

    20201113/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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